쌍차, 콜트콜텍, 밀양송전탑 등
곳곳에서 싸우고있는 우리이웃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르포형식으로 지루하거나 너무 무겁지 않게 잘 다룬 책인듯.
가장 인상깊었던 파트는 밀양송전탑 파트. 이 부분 르포 쓰신분이 필력이 좋으신가?
또 시골할매들이어서 마음이 더 뭉클한 부분도 있고, 또 잘 몰랐던 부분이라 더 그런것도 있는것 같다.
밤이면 형광등도 끄고 푸르딩딩한 티비하나 켜고 지내시는, 누구보다 전기 아끼며 사시는 농활에서 만났던 어머님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반납기일땜에 끝까지 다 읽지는 못해서 약간 아쉬움...
77p.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오면 부자된다고 꽹과리 치고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공해라도 좋으니 좀 배불리 먹고 싶다’던 때였다. ‘수출 100만달러’를 목표로 달렸고, ‘산업역군’들이 토한 피에는 환기시설이 없어 밖으로 빠져나가기 못한 실밥들이 엉켜있었다. 닭장 같은 방직공장에서 역군들이 밤을 새워 일할 때, 그네들의 인권과 행복 따위는 경제발전을 위해 반납되었다.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보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도록 강제하라는 방직공들의 요구에 공무원은 이렇게 답한다. “80년대가 되면 당신들 자가용 굴리고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돼” 그러니 인내하라 했다. 허리띠를 졸라 매라 했다. 그 말을 하는 공무원의 허리띠는 멀쩡해 보였다. 방직공장의 사장도, 수출 100만달러를 목표로 달려가는 기업주들의 허리도 갑갑해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졸라매려는 허리띠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81p.
고 이치우 어르신 삼형제의 땅에 세워질 송전탑은 원래의 경로를 이탈한 것이었다. 일직선으로 가던 송전탑 경로가 갑자기 ‘ㄷ’자로 꺾였다. 직선으로 갈 경우 하나면 되는 송전탑이 3개나 더 필요했다. 송전탑 하나를 세우는 데 35억이 든다면서 경로를 우회해달라는 마을주민들의 요청을 뿌리친 한전이었다. 소문이 돌았다. 원래 송전탑이 가야 할 부지에 당시 밀양시장 조카 소유의 땅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송전탑은 국회의원, 기업인, 재단의 소유지에는 세워지지 않는다. 남의 논 한가운데도 세워지는 송전탑이 그런 땅은 잘도 피해갔다. 언제나 그렇듯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사람들은 늘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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